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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

[안양천] TAMRON SP Di 180mm Macro F3.5(탐론180마)로 담은 접사

by 예페스 2016.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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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이면 질릴만도 한데 ...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더라도, 아무리 멋진 풍경이라할지라도 

반복이 만들어내는 식상함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질 수 밖에 없는 꽤 긴 세월이건만,

난 아직도 안양천을 아침 저녁으로 거닐며

기회만 된다면 사진을 찍는다.


지난 두달여간 핸드폰으로 참 많은 사진을 담았다.

최근길 학교담벼락의 꽃도 담았고,

보도블럭 사이에 낑겨 삶을 지탱하는 이름없는 풀떼기도 담았고,

미처 도망치지 못하고 멀리 아파트 옥상 피뢰침에 걸려 있는 붉은 태양도 담았고,

육교계단 한구석에 나뒹구는 명함을 담아보기도 했고,

피어나는 꽃과 만발해진, 그리고 생을 다한 꽃의 이야기를 담아보기도 했다.


안양천은 봄기운을 느낀 초록의 무리들이 환장하듯 기지개를 펼 때쯤,

해가 길어져 조금 밝은 상태를 제공한다.

어둠속에서 그 길을 걸을 때와 일출을 맞이하면서 그 길을 걸을 때의 차이는

출근을 하는 느낌과 여행을 하는 느낌의 차이 정도랄까?

그래서 매년 찾아오는 안양천의 봄은 나에게 활력을 준다.


안양천은 사계절 모두 볼꺼리를 아낌없이 제공한다.

봄은 연두빛 생명으로 온 대지를 포장한다.

봄까치꽃과 개나리,

진달래와 철쭉

매화와 벚꽃

조팝나무와 라일락

목련과 산수유

별꽃, 나팔꽃, 주름잎, 고들빼기, 나팔꽃과 애기나팔꽃, 토끼풀과 붉은 토끼풀

민들레, 꽃마리, 애기똥풀, 명자, 엉겅퀴, 산딸기, 금계국, 튜울립, 장미 ...


초록빛이 안양천을 서서히 물들이면서 덤으로 이름없던 잡초들이 만들어낸 꽃

하지만 우리가 이름을 몰라 잡초라고 명할뿐 

실은 그들에게 작명된 이름이 있으니 ...

난 그들의 이름을 혹시 잊을세라 사진찍고 되뇌이며

휘발성 강해진 나의 기억력에 억지를 부리고 있다.


오늘 갑자기 

곧 안양천에 지천으로 널릴 닭의장풀이 보고 싶어진다.

이미 초록은 형성되었고

곧 짙은 보라빛을 띤 닭의장풀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오랫만에 핸드폰이 아닌 카메라를 들고 안양천으로 나섰다.

봄의 기운부터 안양천의 주연 조연을 약 두달여간 모두 담아왔지만

뭔가 2프로 부족한 핸드폰의 아쉬움을 채워내고자 했음이리라.

뭐 딱히 목적은 없었다.

자전거로 안양천을 내지르는 사람들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무장한 여인네들

삶에 지쳐 발걸음이 무거운 퇴근길의 셀러리맨

직장을 잃고 갈곳없어 이곳에 당도한 이들 ....

그들이 보지못하는 것을 보고자 했고

눈에 보이는 것은 즉시 카메라의 눈에도 담았다.







일타쌍피? ㅎㅎㅎ

일타사피  






안양천에 메타세콰이어가 없는 것으로 아는 분들도 많다.






장미가 갱년기를 맞았다.












메타세콰이어

중국에서 발견되기 전까지만해도 화석으로 밖에 볼수 없었던 메타세콰이어

하지만 급속도로 보급된데다가

녀석의 성장속도가 빨라

이제는 여러곳에서 감상할수 있는 아름다운 초록빛을 지닌 메타세콰이어












월하노인이라고 제목붙였던 나팔꽃이다.






꽃마리






1900년도 초기에 우리나라에 보급되어 자리를 잡은 토끼풀

하지만 그 흰색의 토끼풀은

아래 사진속의 주인공인 붉은 토끼풀에게 자리를 양보해야할 것 같다.

흰색의 토끼풀보다 번식력이 좋아

매년 인구밀도가 높아지고 있다.






눈을 크게 뜨고 작은 꽃송이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또 다른 세계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 작은 꽃잎 하나하나가 마치 우리네 주택같아서

그곳에 가족이 있고 그들의 삶이 있고

그렇게 꽃잎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민족을 만들어내는 또 다른 세계 ...

붉은 토끼풀에 서식하는 수 많은 생명체를 나는 봤다.






또 다른 세계






지천명






떠도는 금계국의 영혼






안양천에서 나홀로 나무를 카메라에 담은 적이 있다.

나홀로 나무라는 이름은 내가 지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만해도 안양천 고수부지엔 나무가 나홀로 나무밖에 없었으니까~


세월이 흘러 두번째로 본 나무가 뽕나무다.

누군가 심어 생긴 나무는 아닌것 같은데 ....

여튼 요즘 안양천에 나무가 많다.

여러 그루의 뽕나무중에 오디가 익어가는 것을 찾아봤다. 






지나가던 어떤 아이가 코스모스라고 하더란 ...






일전에 핸드폰으로 찍었던 바로 그 녀석을 다시 찾았다.

용케도 옥체를 보존하고 있어 작업에 착수했다.

뷰파인더를 통해 태양과 맞짱뜨고 싶지않아 삼각대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촬영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태양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사람들은 모른다.

나역시도 몰랐다.

세팅하고 찍고 확인하고 다시 찍으면

태양과 민들레홀씨 그리고 카메라렌즈가 일직선상에서 벗어나 있다.

여러번을 반복한 결과

아예 미리 예상하고 기다렸다가 찍는 것이 좋을 듯하여 편법?을 이용했다.

그 편법은 먹혔다 ^^






곧 있을 닭의장풀과 나리꽃을 기다려본다.

아마 그때쯤이면 안양천이 꽤 더워져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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