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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스크린도어의 시한편] 누수漏水 - 김유선 누수(漏水) 김유선 사람 몸이 물이라니 사람 꿈도 물이어서 꿈만 꾸다가 깬 어느 새벽 누수가 되어버린 몸의 꿈을 본다 언제부터일까 누수된 사랑 누수된 믿음 믿음의 70%가 누수되니 말에도 물이 없어 부딪칠 때마다 소리가 난다. ^^~ 2015. 10. 18.
[스크린도어의 시한편] 바람의 귀가 - 이자영 바람의 귀가 이자영 산자락 더듬어 인연의 그림자 찾으렸더니 동아줄 하나 내려와 발목을 붙잡으매 다가갈수록 더욱 멀어지는 꼭 그만큼의 거리에 찔린 심장은 잠시 그대로 두고 다시 추스려 일어서는 떠돌이 바람 그런 귀가도 없는 바람을 주저앉히니 목쉰 울음도 차마 울지 못하고 천길 벼랑에 돌아앉아 한 마리 짐승을 키우는 나는 어김없는 산의 어미가 된다 신발도 신지 못하는 ^^~ 2015. 10. 9.
[스크린도어의 시한편] 그래도 그대는 행복하다 - 채바다 그래도 그대는 행복하다 채바다 사랑합니다 말 한 마디 할 사람 있으면 그 사람 행복하다 만나고 싶습니다 만날 사람 한 사람 있으면 그 사람 행복하다 그립습니다 그리운 사람 한 사람 있으면 그 사람 행복하다 그 사람을 위해 엽서 한 장 띄울 곳 있으면 그 사람 행복하다 ^^~ 2015. 10. 9.
[스크린도어의 시한편] 동행(同行) - 김희 동 행 (同 行) 김희 연습 없이 시작 된 인생이라는 길목 미로 같은 삶에 길을 잃고 헤매다 한 걸음 한 걸음 세월에 쌓인 갈증 나날이 퇴색한 젊은 나이테를 그리고 텅 빈 가슴 채워주는 기다림 애절할 때 홀연히 풀어낸 위로의 끈, 그것은 동행. ^^~ 2015. 10. 7.
[스크린도어의 시 한편] 안개꽃 - 이소암 안개꽃 이소암 맨발로 걸어나온, 외딴집 갓방 불빛 같은 꽃, 깊은 강물이 길을 쉽게 내주지 않듯 안개 구멍구멍마다 속울음 채우다 그만 그 속에 갇혀 버린 꽃 차마 안아 줄 수도 없는, 눈물꽃 ^^~ 2015. 8. 4.
지하철 스크린도어의 시 한편 (이별이라는 거 - 이영식) 이별이라는 거 이영식 쾌도로 내려칠까요 민어대가리처럼 뚝 잘라 맑은 국이라도 끓일가요 자, 한 그릇 당신과 내 가슴 우려낸 국물이예요 아직 싱겁나요 그럼 울음 몇 방울 섞어 드세요 ^^~ 2015. 7. 29.
지하철 스크린도어의 시 한편 (새는 자기 길을 안다 - 김종해) 새는 자기 길을 안다 김종해 하늘에 길이 있다는 것을 새들이 먼저 안다 하늘에 길을 내며 날던 새는 길을 또한 지운다 새들이 하늘 높이 길을 내지 않는 것은 그 위에 별들이 가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 ▦ ^^~ 2015. 7. 27.
지하철 스크린도어의 시 한편 (목련 - 김현자) 목 련 김현자 그리움 하나 까칠한 인내의 세월로 잉태하고 달빛 같은 기다림 가슴 열던 날 뽀얀 너의 모습 수줍구나 햇살 품어 활짝 웃는 목련아 너는 하얗게 청순을 열고 바라보는 내 마음이 너를 닮는다 ▦▦ ▦▦ ▦▦ ▦▦ ^^~ 2015. 5. 6.
지하철 스크린도어의 시 한편 (달팽이 - 김지헌) 달 팽 이 김지헌 온몸으로 세상을 밀고 가는 저것! 연초록 비로드 봄비 속을라마승처럼달팽이 한 마리 꾸물꾸물 기어가고 있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처럼힘껏 이 세계를 떠메고 가는달팽이 한 마리봄 들판 비에 젖어제 몸으로 길을 내고 있다 오! 저 빛나는 생의 오체투지 ▦▦ ▦▦ ▦▦ ▦▦ ^^~ 201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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