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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페스 이야기

지하철 스크린도어 설치와 함께 사라진 추억과 스크린도어의 시한편(노을 - 김현기)

by 예페스 2015.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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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마지막 열차 시간은 눈치도 없이 허겁지겁 달려든다.

아직도 할말이 많고

좀더 봐도 좋을 것 같은데 ...

어둠의 향이 짙은 지하철역은 이미 한적할대로 한적한 공간이었다.

여기저기 흩어진 파편처럼 각자만이 존재하는 사람들 


그 공간에 사랑을 듬뿍 담은 연인이 있었으니

허나 남녀는 같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을 사이에두고 멀찍이 떨어져 있다.

아주 잠시의 시간을 남겨둔 이별의 장소다.


찰라의 눈깜빡임도 없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아쉬움 섞인 미소를 건낸다.

멀리 열차소리가 들려오지만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잠시후 그 시선은 커다란 쇠붙이에 의해 멀어버린다.

촛점을 잃은 시선은 이내 촉촉해진다.

시간이 멈춘듯 모든 것이 정지상태가 된다.


약속한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는 일이 그들에게는 남아있다.

그 때까지 아름다운 추억들을 떠올리며 기다리는거야 ~

바람을 일으켜 머리칼이 날린다.

열차가 떠나고 말았다.

마지막 열차를 플랫폼 건녀편에 있는 사랑하는 이를 생각타 그만 보내고야만다.


열차가 플랫폼을 완전히 빠져나가고 잃었던 시선을 다시 찾는다.

여전히 이쪽을 바라다보고 있는 시선을 확인하고

급하게 계단을 향해 달린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있어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난 아직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화상통화라는 것도 있으니 헤어짐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스크린도어의 설치는 자살방지가 목적이었다.

스크린도어설치 후 얼마나 자살률이 떨어졌는지는 몰라도 

열차를 기다리는 공간이 조금 답답해진 것은 사실이다.

과연 돈을 이렇게까지 들여서 자살률을 낮출 수 있을까?

자살하려는 사람이 꼭 지하철을 이용하라는 법도 없으니,

마포대교나, 자살바위로 이름난 전국의 유명포인트로 간다면 ... 

어차피 자살을 하려는 사람은 자살을 할것이고 자살률은 평균치를 유지할 것이다.

물론 지하철에 부딪혀 죽는 사람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 뭐~~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지하공간에서 시선을 고정할 곳이 생겼다.

약간은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다 봤던, 바로 스크린도어다.

스크린도어에 시가 씌여져 있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지 않는 편이라 이 시들이 언제부터 스크린도어를 도배해 나아갔는지 모르지만,

그리고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모르지만 참신한 선택이라 생각되어 카메라가 있을 때, 

새로운 시를 만나면 한장 한장 찍어둔다.


아래 사진은 신설동역에서 촬영한 스크린도어의 시다.

잘못 들어선 지하철역이라 다시 갈 일이 없을 것 같아 또박또박 카메라에 담아왔다.

몇글자 안되니 오신 김에 읽어보세요 ^^*














노을







                             김현기 






햇살 끝자락


열매 떨군 빛은 슬퍼서 찬란하다


바다 수면이


한층 격조 높게 반짝이고


신비의 상징인 붉은 빛은


또 다른 미래를 키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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